나츠메님께 바치는 조공 (1) - 나혜석, "이상적 부인" / 이광수, "졸업생 제군에 드리는 간고" by 진성당거사

이전에 나츠메님께서 문의하신 일제강점기의 각종 사회 관련 저술 가운데, 먼저 나혜석이 1914년에 쓴 "이상적 부인(理想的 婦人)"과 춘원 이광수가 1917년에 쓴 "졸업생 제군에 드리는 간고(卒業生 諸君에게 드리는 懇告)" 원문 자료를 아래 올려놓겠습니다.
원문은 한자와 외래어 표기는 그대로 놓고, 맞춤법만 현대식으로 고쳤습니다.

다른 글 들도 타이프 끝나는 대로 하나 둘 올려보겠습니다.

(이 글들을 참조한 제 엉터리 레포트는 감히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그 레포트가 캠퍼스라이프 같은 듣보잡 소굴로 흘러들어가 온갖 해악을 끼칠 것도 두렵고 해서요.)



理想的 婦人

羅蕙錫 孃



 먼저 理想이라 함은 何를 云함인고, 소위 理想이라. 卽 理想의 慾望의 思想이라. 以上을 感情的 理想이라 허면, 此 所謂 理想은 靈智的 理想이라. 然허면 理想的 婦人이라 할 婦人은 그 누구인고. 過去 及 現在를 通하야, 理想的 婦人이라 할 婦人은 없다고 生覺하는 바요.

 

 나는 아즉 婦人의 個性에 대한 充分한 硏究가 없는 故이며, 또 自身의 理想은 非常한 高位에 在함이요. 革新으로 理想을 삼은 카츄사, 利己로 理想을 삼은 막다, 眞의 戀愛로 理想을 삼은 노라 夫人, 宗敎的 平等主義로 理想을 삼은 스토우 夫人, 天才的으로 理想을 삼은 라이죠 女史, 圓滿한 家庭의 理想을 가진 요사노 女史 諸氏와 如히, 多方面의 理想으로 活動하는 婦人이 現在에도 不少하도다. 나는 決코 此 諸氏의 凡事에 對하야 崇拜할 수는 없으나, 다만 現在 나의 境遇로는 最히 理想에 近하다하야, 部分的으로 崇拜하는 바라.

 

 何故오, 彼等의 一般은 運命에 支配되어 生長 發展, 卽 充實히 自身을 發展함을 恐怖하야, 恒常 平易한 固定的 安逸 外에, 絶對의 理想을 가지지 못한 弱子임이라. 然허나, 우리는 此 長所의 凡事를 取得하야, 日日이 修養된 自己의 良心으로 築出한바, 最히 理想에 近接한 新思想으로 生長치 아니하면 아니되겠도다. 習慣에 依하야 道德 上 婦人, 卽 自己의 世俗的 本分만 完守함을 理想이라 말할 수 없도다.

 

 一步를 更進하야 差異 上의 進備가 없으면, 아니 될 줄로 生覺한 바요, 單히 良妻賢母라 하야 理想을 定함도 必取할 바가 아닌가 하노라. 다만 此를 主張하는 자는 現在 敎育家의 商賣的 一好策이 아닌가 하노라. 男子는 夫요 父라. 良父賢夫의 敎育法은 아직도 듣지 못하였으니, 다만 女子에 限하야 附屬物된 敎育主義라. 精神修養 上으로 言하더라도, 실로 滋味없는 말이라.  또 婦人의 溫良柔順으로만 理想이라 함도, 必取할 바가 아닌가하노니, 云하면 女子를 奴隸 만들기 위하야, 此 主義로 婦德의 獎勵가 必要하였었도다. 然한 中 今日의 婦人은, 長長時間에 男子를 爲하여만 盡務케하는 主義로 養成한 結果, 溫良柔順에 過度하야 其 理想은, 殆히 理非의 識別까지 不知하는 境遇에 至함이라.

 

 然하면 如何히 하여야 各自 適한 女子가 될까. 無論 知識技藝가 必要타 하겠도다. 何事에 當하던지 常識으로 左右를 處理할 實力이 있지 아니하면 아니되겠도다. 一定한 目的으로 有意識하게, 自己 個性을 發揮코저 하는 自覺을 가진 婦人으로서, 現代를 理解한 思想, 知識上 及 品性에 對하야, 其 時代의 先覺者가 되어 實力과 權力으로, 社交 又는 神秘上 內的 光明의 理想的 婦人이 되지 아니하면 不可한 줄로 生覺하는 바라.

 

 然하면 現在의 우리는 漸次로 知能을 擴充하며, 自己의 努力으로 責任을 盡하야 本分을 完守하며, 更히 事에 當하야 物에 觸하야 硏究하고 修養하며, 良心의 發展으로 理想에 近接케 하면, 其日其日은 決코 空然히 消過함이 아니요, 然後에는 明日에 終身을 한다 하여도, 今日 現時까지는 理想의 一生이 될까 하노라.

 

 그러므로, 나는 現在에 自己一身上의 極烈한 慾望으로, 影子도 보이지 아니하는 어떠한 길을 향하야 無限한 苦痛과 싸우며, 指示한 藝術에 努力하고자 하노라.

 

 (一九一四. 十一. 五)




 

卒業生 諸君에게 드리는 懇告


李光洙



 여러분은 多年 苦生하시다가 기쁘게 卒業하셨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卒業하시는 날에 내가 왜 卒業을 하였는가, 卒業을 하였으니 무슨 일을 할 것인가, 換言하면 卒業한 여러분의 責任과 義務가 무엇인지를 生覺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卒業하시기에 몇 千圓이나 들었습니까? 나서부터 오늘날까지에 몇 千圓이나 쓰셨습니까? 적어도 四五千圓은 쓰셨지요. 그런데 그 돈은 누가 當하였습니까? 여러분의 父兄이요? 그렇지요. 그러나 나는 그것은 全 朝鮮 同胞가 여러분의 父兄의 손을 거쳐서 여러분께 드린 것인가 합니다. 全 朝鮮 同胞가 땀 흘려 벌어서 여러분을 기르고 留學을 시킨 것인가 합니다. 여러분은 그 榮光스러운 卒業證書를 보실 때에 그 同胞들에게 感謝하는 절을 합시오. 그리하고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要求하시는 바, 命令하시는 바를 따라 一生을 바치겠습니다」 하고 盟誓합시오. 그리고 一生에 夢想間에라도 그 盟誓를 지키십시오.


 그네는 미련합니다. 그러니까 슬기롭게 하여 달라고 합니다. 그네는 無識합니다. 그러니까 知識을 달라고 합니다. 그네는 가난합니다. 그러니까 産業을 家庭에서 率先實行하면서 次次 隣近 人民에게 그 思想을 鼓吹하야 풀이 자라듯이 산이 깎이듯이 점점 實現되게 할 것이외다. 只今의 社會의 모든 制度가 動搖할 때니까 改良하기에는 適好한 時期외다. 만일 先覺한 여러분으로서 여전히 舊來의 惡習慣 속에 沈淪한다면 그 아니 가엾은 일이오리까. 여러분은 萬般事에 좋은 것을 擁護하는 자, 創造者가 되고, 안된 것을 改革하는 者, 打破하는 者가 되어야 할 것이외다. 早婚, 强制婚姻, 不合理한 冠婚喪祭의 祭禮, 官尊民卑, 男尊女卑, 子女를 自己의 所有物로 아는 것, 富貴한 자의 無職業한 것, 모든 迷信, 兩班 상놈의 階級思想, 非經濟的, 非衛生的인 家屋, 衣服制度, 실로 枚遑한 이 惡習俗 - 우리를 괴롭게 하고 망하게 한 것 같이 우리 子孫을 괴롭게 하고 망하게 할 모든 이 惡習慣을 우리 손으로 때려 부시지 아니하면 언제 누구를 기다리겠습니까?

 들으니까 現今 여러 地方에 그 地方 官憲이 中心된 矯風會가 있다하니 自己가 이 會에 參入하여도 좋고, 따로 矯風會를 設立하여도 좋을 것이외다. 더구나 여러분의 門中에 試驗하여 보는 것이 가장 妙할 듯 합니다. 「어른들이 내 말을 듣나」하고 恨歎하지마는, 정 애를 쓰고 떼를 쓰노라면 頑固한 어른들도 마침내 휘어 들어오는 것이외다. 毋論 困難한 事業이지요. 困難한 事業이길래 여러분 같은 高等敎育을 받으신 어른들에게 付個條를 中心으로 하야 旋轉할 것이외다. 비록 目的이 各殊하고 職業이 各殊하더라도 - 宗敎家든지, 藝術家든지, 學者든지를 勿論하고 敎育産業의 兩個條는 그네의 努力의 中心이라야 할 것이외다.

 다음에는 矯風事業이외다. 聖經에도 낡은 부대에 새 술을 넣지 못한다함과 같이 낡은 風俗習慣에 묻혀가지고는 도저히 新文明을 沒入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新文明과 背馳하는 風俗習慣은 힘껏 打破할 필요가 있습니다.
 
 矯風事業에 네 가지 方面이 있는가 합니다.
一은 淳良한 風俗習慣의 力說獎勵니, 古來로 있어오던 것이라도 특별히 逆說獎勵하는데서 새 意味와 새 힘이 생기는 것이외다.二는 不完全한 者의 改良이니 鑛石에 金을 골라내듯이 惡한 分子를 除去하고 善良한 것만 選出하든가 未洽한 곳을 補足하야 完全한 것을 만듦이외다. 三은 害毒있는 風俗을 打破함이니 이것이 실로 矯風事業의 中心點이요 또한 最難關이외다. 여기는 勇斷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新風俗習慣의 建設이나 外國의 善良한 것으로 吾土에 適合한 者를 取함도 可하고 또 各自의 新發明도 可한 것이외다. 처음에는 잘 施行되지 아니하더라도 정말 좋은 것이면 自然히 施行되는 것이니 퍽 滋味 있을 것이외다.

 이렇게 하려면 爲先 各各 그 地方의 風俗習慣을 넓히 蒐集하야 精密히 硏究한 후에 自己와 自己의 一生에 그네에게 넉넉한 衣食을 주도록 作心하여야 할 것이외다. 그리하고 積極的으로 各 地方에 適當한 農業이나 工業을 일으켜 첫째로는 놀고 있는 人民에게 職業을 주며 둘째는 自家의 富를 圖謀할 것이외다. 눈만 밝히면 朝鮮에서 새로 일으킬 事業이 不知其數인가 합니다.

 蠶業, 林業, 漁業 等도 無限히 發展할 餘地가 있고 紡績, 鐵工業, 染料, 製革, 造酒 等도 여러분의 손을 기다리는 것인가 하옵니다. 自作自給은 國民經濟의 理想일뿐더러 一地方經濟의 理想인가 합니다. 힘만 있으면 크게 하는 것이 물론 좋지마는, 一郡이나 一地方의 經濟를 獨立시킬만한 事業도 결코 적은 일이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은 各其 自己의 郡을 範圍삼아서 여러분의 一生에 그 一郡民으로 하여금 自作自給하는 經濟의 基礎를 세우게 하면 이 亦是 萬古不朽의 大事業인가 합니다. 그리하고 뜻만 있고 忍耐와 精誠만 있으면 반드시 可能할 것인가 합니다. 처음에는 單獨하다가도 차차 여러분을 돕고 따르는 同志가 많이 생길 줄 믿습니다. 나는 차라리 全國을 範圍로 하는 大會社나 大工場을 일으킴보다도 各郡을 救濟할 産業을 일으킴이 더욱 根本的되는 일인가 하옵니다.

 
 敎育과 産業은 眞實로 吾人의 生命에 關한 重大한 二方面이외다. 吾人의 活動은 반드시 이 兩 이외다. 뜻이 있는 바에 반드시 길이 뚫린다는 格言은 萬事에 결코 여러분을 속이지 아니할 줄 믿습니다.

 
 다음에는 産業의 振興이외다. 爲先 植林이며, 灌漑堤防이며, 種子의 選擇, 害蟲驅除 等 農業의 改良에 關한 思想이라든지, 만일 海岸이면 船舶의 改良, 漁網 其他 諸具의 改良이라든지, 都會면 機械工業의 獎勵라든지, 其他 副業, 貯蓄의 獎勵며, 有利한 新職業의 獎勵라든지, 이런 것은 些少한 듯 하면서도 國民經濟의 根柢인가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만 斯道의 專門家라야만 可能한 것이 아니라, 法律을 배우셨거나, 政治를 배우셨거나, 또는 本業으로 어떠한 職業을 하시거나, 雜談하는 틈, 優遊하는 틈을 이용하야 隣近 人民에게 期會 있는 대로 이러한 思想을 鼓吹할 수 있는 것이외다. 무엇이나 思想이 앞섭니다. 思想이 있으면 欲求가 생기고 欲求가 있으면 發明과 實行이 생기는 것이니까, 斯道의 專門家 아닌 여러분이라도 그네에게 이러한 思想은 注入할 수가 있는 것이외다. 每日 平均 一人에게 이러한 思想을 鼓吹한다하면 一生에 各人이 數千名 同胞를 文明으로 導出할 수가 있는 줄 압니다. 塵合泰山!


 우리는 너무 가난합니다. 卒業生 여러분의 家庭은 아마 富裕하시겠지오마는, 富裕한 여러분의 宅洞里에 가난한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우리는 우리합니다. 우리 子女들로 하여금 한 사람도 남겨놓지 말고 初等 敎育을 받도록 하는 것이 最大最重한 우리의 目的이외다. 그러므로 여러분! 各其 故鄕에서 有勢力한 地位를 가지신 여러분께서는 一邊 父老兄弟에게 敎育의 必要를 力說하는 同時에 一邊 普通學校의 設立을 圖謀하야 적어도 每面에 一 普通學校를 두게 되도록 힘쓰셔야 합니다.
 
 흔히 말씀하시기를 그러한 運動을 하려면 當局이 不悅한다 하지마는 이는 當局이 아직 吾人의 意思의 所在를 充分히 理解하지 못하야 吾人은 一種 危險思想을 품은 者로 생각하는 까닭인 줄 압니다. 그러므로 誠心誠意로 活動만 하면 自然히 當局의 誤解도 풀릴 뿐더러 도리어 吾人에게 贊助를 줄 줄 압니다. 當局이나 吾人이나 朝鮮人에 敎育을 주고 産業을 주고 모든 文明을 주는데는 意思가 一致할 줄 믿음이외다. 모처럼 貴重한 精力과 時間과 金錢을 들인 留學生들이 故鄕에 돌아가서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다 하면 그런 不經濟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 중에 敎育에 뜻이 있는 어른은 아무쪼록 爲先 當局의 誤解를 풀어 全力으로 活動하실 基礎를 세우심이 좋을 듯 합니다. 그리하려면 直接 學校를 設立하야 校長이나 敎師가 되어도 좋고, 道付郡에 參事라던지 學務委員 같은 名擧職이 되어 크게 敎育思想을 鼓吹함도 좋을 것이 달라, 富를 달라 합니다. 一言以蔽之하면 잘 사는 것이 남들과 같이 잘 살게 하여달라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이것을 그네에게 주셔야 합니다. 여러분 各各, 또는 同心協力하셔서 여러분이 돌아가시는 날까지 이것을 주셔야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 一個人의 富貴安樂만 圖謀하시거나 또는 부질없이 失望을 하시거나 또는 너무 큰 것을 바라노라고 이 職務를 다하지 못하시면 여러분은 그네에게 대하야 大罪人이시외다. 여러분은 살아서 그네를 對할, 荒天에서 祖先을 對할, 또는 今後 千萬代 子孫을 對할 面目이 없는 大罪人이시외다. 여러분은 粉骨碎身을 하셔서라도 그네의 要求하는 바를 들으셔야 합니다.

 첫째, 그네에게 敎育을 주십시오. 現代에 있어서 富貴하게 잘 사는 道理는 文明하는 것 밖에 없고 文明하는 道理는 敎育밖에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못났거니와, 우리 兄弟는 못났거니와, 將次 오는 우리의 어여쁜 우리 아들과 딸은 잘난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三代만 新敎育을 베풀면 우리 사람은 넉넉히 文明을 가지는 사람이 될 줄 압니다. 敎育 중에 가장 重要한 것은 普通敎育이외다. 專門 敎育이 必要합니다. 그러나 中等 敎育은 더 必要하지요. 中等 敎育이 必要하지마는 初等敎育이 가장 必要托하는 것이지요.

 
 이밖에도 부탁할 말씀이 실로 많습니다마는 쓰고 앉을 時間이 없어서 이만하고 그칩니다. 그러나 나중에 不可不 한 마디 여쭐 것은, 결코 當身의 安樂과 利益만 圖謀하시지 마시고 나무 자라는 것을 지키고 앉았는 마음으로 일하실 것입니다. 결코 中途에 쉬지 마시고 좀 落心이 되고 역정이 나시더라도 이것이 내 職分이어니 하고 더이취式 끈기를 가지실 것과 언제든지 修養을 쉬지 마실 것이외다.


 아아, 貴重한 내 兄弟들이여! 많은 希望과 期待로서 故國에 돌아가는 여러분을 보냅니다. 내내 安宅하사 고생 많이 하소서.


 

(一九一七, 六, 十八 夜)

덧글

  • 나츠메 2009/07/22 14:13 #

    진성당거사 님/
    공사다망하신 와중에 포스팅 하시느라 노고가 크십니다. 감사히 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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