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님께 바치는 조공 (2) 이종린, "산업계 창간사 - 물산장려와 산업계" , "조선물산장려회 취지서" (1921) by 진성당거사

다시 나츠메님꼐 드리는 조공입니다.
 
조선물산장려회의 기관지 성격을 띈 잡지 "산업계" 창간호 (1921.4.)에 실린 창간사와 "물산장려회 취지서"입니다. 두 글 모두 천도교 측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였던 황산 이종린 (李鍾麟, 1883.2.11 ~ 1950?) 이 쓴 글입니다.

이 두 글의 경우 이른바 복자인쇄, 즉 당시 검열 때문에 활자를 거꾸로 뒤집어 인쇄한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은 "..............."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創刊辭 - 物産獎勵와 産業界

李鍾麟


一.


 人生은 無慾 오직 살려는 것이 慾望이며 人生은 無事 오직 살려는 것이 事業이다. 人으로써 生이라는 그것이 아니면 무엇 때문에 不忍의 苦痛을 是忍하며 不義의 戰爭도 是義하랴? 今에 如何히 戰爭에 苦하며 東縛에 極한 人이라도 그들에게 向하야 너희들에게 永遠한 平和와 絶對의 自由를 與할 것이니 너희들은 너희들의 生命을 내어놓으라 하면 그 生命을 들어서 저 平和와 自由를 바꿀 사람은 萬千에 十一도 없을 것이다. 人生으로서 이 世間에 存在하여 自由같이 神聖한 것이 없으며 平和같이 貴重한 것이 없지마는 生이라는 그것이 없으면 自由는 있어 무엇하며 平和는 있어 무엇하랴.


 예로부터 惑 天下萬代의 自由의 平和를 爲하여 自己의 生命을 犧牲한 이도 있으며 只今에도 自己의 生命을 犧牲하여서 여러 사람의 自由와 平和를 주겠다고 애를 쓰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그네들의 際會로던지 環境으로던지의 萬不得己함에 出한것이라 한다. 萬一 自己의 生을 存持하고 그 事業을 그 慾望대로 了成할 것 같으면..................人間 社會에 있어서 남의 平和를 攪亂하며 남의 自由를 侵害하는 것 같이 莫大한 罪惡이 없다. 그러나 赤裸裸然한 그 生의 本体로 보면 이것이 그다지 큰 罪惡이 아니다. 하물며 이것을 免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무슨 罪가 되며 무슨 惡이 되랴. 此点에 있어서는 智愚强弱을 勿論하고 그 生을 爲하여 일어나는 衛動은 다 性으로 보인다. 「伯夷는 義에 徇하고 盜跖은 名에 徇한 것이 그 生의 性을 害함에는 一般이라고」한 莊子의 말씀이 政히 此를 謂함이다.



二.


 이제 우리들의 物産獎勵의 이 運動은 갑자기 自由를 求함도 아니며 平和를 望함도 아니다. 또는 남과 같이 더 잘 먹고 더 잘 입으려 하는 것도 아니다. 또는 남을 害롭게 苦롭게 못살게하고 나 혼자 幸福스럽게 平安히 살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살려고 하는 것 뿐이다. 우리들은 四千年 來 只今까지 한 번도 남과 같이 生活답게 살아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 自由의 山 平和의 海에 있어서는 先天的으로 民族的으로 남보다 一層 더 魏魏洋洋해오던 우리들이었었다. 우리들의 生命이 存在한 以上에야 顚沛造次의 間인들 어찌 이것을 남에게 後할 生覺이 있으려마는 四面楚歌 오늘의 現象으로서는 廉恥도 볼 것 없고 体面도 볼 것 없고 理論도 그만두고 主義도 그만두고 남은 罪라 하던지 惡이라 하던지 어쨌든 살아놓고나 볼 일이다.
 
 明日明日의 將來를 爲하여서......................................그러한데 以上 말씀한 바와 같이 우리들이 生活다운 生活을 하여보지 못한 것은 여러 가지 原因이 있을 것이다. 그 原因의 原因을 溯求하야 보면 우리들은 살려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려고 살아왔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의 사는 것은 禮義, 廉恥, 道德, 學問, 体面, 名譽 등 그런 것을 하려고 살아왔다. 이에 그 외 一端을 紹介하면 所謂 兩班階級에 있어서 그 子姪이 어쩌다가 歸治治圃를 하거나 市場出入을 하는 이가 있으면 「그 집은 亡하였다. 아무개 집은 문을 닫아 매었다고」서로 巾慰하고 停擧하였으며 農商階級에 있어서도 勤儉貯蓄하는 이를 보면 「그 사람은 더불어 말할 수 없는 謀利之輩라고」轉和排斥하는 것이 常禮였다. 그러므로 終生토록 峨冠博帶 歛□危坐하야 風窓雪屋의 世界에서 包書餓死한 者가 가장 淸高한 兩班이었으며 그렇지 아니하면 冠婚喪祭 등의 煩文褥禮를 爲하여 傾家破産을 한 이면 또한 禮文大家로서 쳐서 崇拜하는 까닭에 全國을 擧하야 그네들을 模範하려고 애를 썼다. 이에 다시 이것을 明證키 爲하야 筆者의 經驗한 바를 들어 讀者大家의 一笑를 買하려 한다.


 筆者는 兩班은 아니나 兩班本鄕인 湖中湖中에도 支那 名家의 山東이라 할 만한 瑞山 地方에 世居하여오던 한 사람이다. 世貧한 家庭에 孤露餘生으로 寡母의 下에서 지금 이만한 것이라도 끄적거리는 漢字의 밑천을 하였다. 孤兒 寡母가 집이 없이 남의 집 곁房살이로 돌아다닐 적에 그 生活 情景이 어떠하였으랴? 우리 母氏는 밤이면 瓮窓松燈의 下에서 湯나기 布木짜기 낮이면 火鉢氷確의 中에서 방아 품팔이 霜曉月夕이면 뒷山에 古柯落木을 주워서 僅僅히 飢寒을 免하여오던 그 時期이다. 그때 나의 나이가 11歲이었다. 書堂에서 자고 돌아오는 길에 때마침 母氏가 跣跣赤足으로서 霜厚如雪의 黃葉을 履하면서 뒷 山에서 採樵하는 것을 보고 幼兒의 心裏에도 一種의 悲感이 動하야 無從의 熱漏가 班衣를 濕盡하였다.
 
 그 날은 隣兒의 樵具를 빌려가지고 鵲巢와 如한 一掬의 紫를 得하였다. 스스로 滿心歡喜하여 曰 「내가 이 나무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면 우리 어머니가 오죽이나 기뻐하시랴」 하고 五步 一顚 十步 一仆 하면서 艱辛히 집에 돌아왔다. 何圖 母氏가 이것을 보고 果然 大驚하야 먼저 「手足이 傷치 아니하였느냐」물으시고 繼하야 左와 如한 戒責을 下였다............................(몇 행 누락).................다 사서 다른 兒孩들에게 散賣하였으면 몇 卷은 그대로 空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나서 이에 傾□盡買하였다. 往年의 樵는 産業에 關한 것이므로 阿母가 容貸치 아니하셨지마는 今日의 紙는 工夫上 要用의 것이니까 應當 容認하시렸다 하고 儕伴을 誘하야 盡數運搬하였다.

 
 母氏가 當然히 「此何來此何物」이나고 물으신다. 이에 그의 顚末을 一一이 告하였다. 母氏가 나를 그윽히 바라보고 黙然良久의 後, 一回 拭淚, 一回 鳴咽하시면서 左의 傷嘆을 發한다. 「曾汝採樵。 係是兒戱。 亦復愛母之爲。 容有可怒者存焉。 今汝貿紙。 較量利害。 實係利己之爲。 何圖薄命。 生此謀利兒子。 累我夫家淸德。 嗚呼己矣。」라 하고 도리어 그 지를 盡數 燒燼하여 버리고 그날 寢食을 廢하셨다.

 
 비록 碌碌無似하나 이러한 惶恐末安의 情境을 當한 余로써 그 後에야 다시 生産에 關한 利害得失을 夢想인들 두었으랴! 余로 하여금 今日의 窮屈을 致한 것은 이것이 惑 그 原因이 아닌가 하는 悔恨도 없지 아니하다. 悲風漊霜의 半生을 積燈野確의 中에 消受한 余의 母氏는 汗과 淚의 結晶으로 마침내 一傾의 田, 數□의 破屋을 장만하였다. 噫噫不出 三年 이 汗의 田, 淚의 屋을 傾하여 余의 結婚 時 冠宴禮幣의 用에 一擲하여 버리고 다시 傭戶生活을 繰返又繰返하여서 喘喘然 今日까지 살아왔다.



三.


 이것이 大槪 우리 二千萬이 生活하여 오던 全面의 縮圖이며 四千年 傳來하여 오던 銕案의 實典이다. 民族은 참말 高尙純潔한 民族이다, 이렇기에 一句의 讚辭를 生命같이 重히 여기는 倨傲無比의 唐人으로서도 우리들을 일컬어 東方禮義之國이라 하였다, 보라, 이것이 果然 살기 爲하여 한 일이냐? 이런 것을 하기 爲하여 산 것이냐? 當初부터 禮義니 廉恥니 体面이니 하는 것은 다 그만 두고 單純히 生 한 가지에만 들러붙어서 一分一錢의 得失로서 生死를 賭하는 민족도 一轉□一擧足의 際에 자칫하면 立卽敗亡하는 이 世上에서 生이라 하는 그것을 一種의 餘事로 아는 우리들의 敗亡이야 當然한 일이다. 定則이다.


 嗚呼 時移事去의 甲午 以後로부터 煩文虛飾에 魂이 빠진 우리들도 비로소 살려는 運動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政治的 更張도 하여보고 民族的 革命도 하여보고 人道正義도 부르짖어 보았다. 이러하면 살아볼까 저리하면 살아볼까 하던 모든 그 運動은 그래도 若干의 氣脈이 있을 적의 運動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의 成功은 없고 도리어 敗亡을 催足한 것 같이 보인다. 이제는 氣盡力盡하여 다시는 動하려야 動할 수도 없다. 이 모양으로 萬一 動한다면 死하는 것 以外는 他道가 없을 것 같다. 그러면 우리들의 餘事는 死를 對할 뿐이냐? 死를 對할 뿐이냐?


 여러분, 微微하나마 物産獎勵 이 運動이 一步二步 墓前에 迫하여 오는 病者에게 대한 最後一擲의 食鹽注射이다. 이 注射가 바로 맞기만 하면.........................................從前 모든 運動의 失敗를 此의 一擧로서 다 回復하리라고 斷言한다. 人生萬事가 總是生後事라는 先哲의 格言을 나는 金石같이 믿는다.



四.


 物産獎勵에 대한 釋義와 指針은 아직 高名한 專門大家에게 一任하여두고 이제 말하려 하는 것은 産業界라는 것이 무엇인가를!!..............(몇 행 누락)................빠지지 아니할까 하는 기우가 없지 않다. 우리 生活上 直接의 利害關係가 있는 아니하려야 아니 할 수 없는 敎育實業 등이 이러할 적에는 原來 그 自体가 理想뿐이며 言論뿐인 雜誌 같은 것이야 더구나 말할 것 있으랴? 그러한데 當場에 밥이 없고 옷이 없고 짐이 없는 오늘, 우리로서 直接 밥이 아니고, 옷이 아니고, 집이 아닌, 이 雜誌를 經營한다는 것은 其惑迂遠한 일이라 할 것이다.


 
五.


 人生은 언제든지 죽는 것이다. 그러나 七八十의 老人이라도 病이 있으면 반드시 藥을 쓴다, 針을 준다, 占을 친다, 經을 읽는다, 祈禱를 한다, 힘껏 마음껏 다하여 보는 것은 人生으로서 아니하려야 아니하지 못할 天性이다. 오늘 우리가 物産獎勵를 한다 産業運動을 한다 하는 것이 이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 朝鮮은 老年의 朝鮮이 아니오 少年의 朝鮮이다. 四千年間 아직까지 한번도 燦爛히 피어보지 못한 꽃이며, 한번도 活潑하게 날아보지 못한 새이다. 이러한 少年으로 이러한 病에 걸리었다. 우리는 人生은 언제든지 죽는 것이라 하여서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 기다리겠는가?


 여러분, 여러분이 그 沈黙한 가운데서 奮鬪努力하는 것은 現下 여러 가지의 事情이 이것을 證明하고 있다. 그러나 病을 救함에는 한갓 病者의 悲哀를 슬퍼하여 줌 보다는 病者의 苦痛을 민망하여 줌보다 될 수 있는대로는  一勺의 水, 一粒의 藥이라도 實際로 病에 有益한 것을 하여줄 것이다. 저희들의 이 雜誌 經營이 저 少年病者에게 一粒의 藥, 一勺의 水가 아니될까 함이다. 其惑 이것이 우리들의 사려고 하는 運動에 一助가 된다 하면 여러분은 皮穀인 影子인 다른 것 보다는 眞心으로 사랑하여 주시며 實情으로 도와주실 줄을 믿는 바이다. 「준」다는 것은 남을 爲한다는 名詞이다. 이제 이 朝鮮 사람인 여러분에게 향하여 朝鮮을 살리기 위하여 朝鮮 物産을 獎勵하고 朝鮮 物産을 獎勵하기 위하여 이 雜誌를 發刊하려는 것을 사랑하여 「주」시오, 도와 「주」시오 하는 것은 도리어 無禮한 말씀이다. 우리가 우리 살기 위하여 우리 일을 하면서 누구더러 도와달라고? 사랑하여 달라고?





 

 

朝鮮物産獎勵會 趣旨書


 우리에게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고 依支하여 살 것이 없으면 우리의 生活은 破壞가 될 것이다. 우리가 무슨 權利와 自由와 幸福을 期待할 수가 있으며 또 참으로 사람다운 發展을 希望할 수가 있으리오. 우리 生活에 第一 條件은 곧 이 衣食住의 問題, 卽 産業的 基礎라. 이 産業的 基礎가 破滅을 當하여 우리에게 남은 것이 없으면 그 아무것도 없는 우리가 사람으로 사람다운 生活을 하지 못하고 사람다운 發展을 하지 못할 것은 當然하지 아니한가.


 이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緊急한 問題가 되는 것은 곧 이 衣食住의 문제 卽 産業問題이니 그러면 오늘날 우리 朝鮮 사람이 이 問題에 대한 關係가 어떠한가? 여러 가지로 統計를 들지 아니하거니와 우리의 입은 옷을 스스로 돌아보고 우리의 먹는 飮食을 스스로 살펴보고 또 우리의 使用하는 모든 物件을 돌아보라. 其中에 어느 것이 우리의 손으로 지은 것이며 우리의 힘으로 産出한 것인가. 그 모든 것은 전부 남이 지어놓은 것을 우리가 우리의 몸뚱이를 팔아서 사다 놓은 것이 아니면 사다 쓰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우리가 여전히 우리 江山에 몸을 붇이고 집을 지키어 살아갈 수가 있을까? 産業的 基礎가 破壞를 當하면 그 生活 그 生命 그 人格이 따라 破壞를 當하는 것이 必然한 事實이라 하면, 우리는 이와 같은 朝鮮 사람의 經濟的 狀態는 곧 우리 모든 朝鮮 사람을 몰아 滅亡의 구렁텅이로 넣는 것이라 하노라.


 혹 富한 자는 말하기를 나는 돈 있는 사람이요 땅 있는 사람이라 아무 關係가 없다하나 그러나 그 땅과 그 돈이 次次로 없어지고 그 反對로 負債와 困難이 더하여 감을 어찌하며 또 혹 貧한 자는 말하되 나는 原來에 돈이 없는 사람이오 땅이 없는 사람이라 朝鮮 사람이 亡하고 다른 사람이 富하거나 다른 사람이 亡하고 우리 朝鮮 사람들이 富하거나 우리에게 무슨 關係가 있으리오 하나 그러나 實地에.................(二十一字 削除)....................生命 維持할 길이 없이 道路에 彷徨하게 되는 悲運을 어찌할꼬. 富者와 貧者를 勿論하고 우리가 우리의 손에 産業의 權利生活의 第 一條件을 掌握하지 아니하면 우리는 到底히 우리의 生命, 人格, 社會의 發展을 期待하지 못할 지니 우리는 이와 같은 見地에서 우리 朝鮮 사람의 物産을 獎勵하기 爲하여 朝鮮 사람은 朝鮮 사람 지은 것을 사 쓰고 둘째 朝鮮 사람은 團結하여 그 쓰는 物件을 스스로 製作하여 供給하기를 目的하노라. 이와 같은 覺悟와 같은 努力이 없이 어찌 朝鮮 사람이 그 生活을 維持하고 그 社會를 維持할 수가 있으리오.


第 1期의 實行條件


1. 衣服은 우선 男子는 周衣 女子는 裳(치마)을 陰曆 癸亥 丁月 一日부터 朝鮮人 産品 又는 加工品을 染色하여 着用할 일


1. 飮食物에 대하여는 食鹽, 砂糖, 果物, 淸凉飮料 等을 除한 外는 全히 朝鮮人 産物을 使用할 일.


1. 日用品은 朝鮮人 製品으로 代用키 可能한 것은 此를 使用할 일.


덧글

  • 나츠메 2009/07/25 17:28 #

    감사히 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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