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한 잡상....... by 진성당거사

이번에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다 보니, 요즘 네이버 뉴스 코너에 안중근 관련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한데 무엇보다도 짜증나는 것은, 계속해서 올라오는 안중근 유해 발굴 운운하는 내용들이다.

일단 정리해서, 딱 한마디만 하겠다.

그만 좀 해라.

중요한 건 안중근 의사의 해골이 아니라, 안중근 의사가 이 땅의 역사 속에 남긴 위상과 그 의의에 있다.
저 이야기가 한중 수교 이전부터 나와서 지금껏 성과가 없는데, 언제까지 찾으려고?

안중근 묘 관련 신문기사로 제일 오래된 것은 아마 1985년 10월 18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이 기사인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이미 묘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여순감옥 주변 일대가 모조리 뒤엎어지고, 감옥 묘지터는 그대로 뭉개져 아파트가 들어선 것을 현장에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절대로 거기서 뭔가를 찾을 수 있을것 같지가 않다. 

그리고 만일, 정말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묻힌 지 100년이 지난 사람의 인골이 지금껏 남아있을 것 같지가 않다. 부패되고 산화되어 몇 조각의 뼈나 겨우 건지면 다행일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신원확인을 할텐가? 안중근의 DNA를 정확히 가려낼 방법은 지금 전무하지 않은가? 안중근 매장 당시에 어떤 특별한 물건을 함께 묻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런 기록은 없고. 

제발, 이런 헛고생은 그만 좀 하지. 이건 중세시대 유럽의 성유물 열풍이나 다를 바 없는 막무가내 행동 아닌가?
21세기 대한민국 사람들이 중세 유럽의 무식한 농민들보다도 더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설마?


P.S.
나는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면 늘 그의 불행한 아들 안준생이 떠오른다. 안준생에 대해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안중근이라는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신화적 존재로 만들어 버린 지금에 있어서는 이제 안준생을 언급하는 것도 금기이려나?



P.P.S.

그러고보니까 시사IN에서도 2년 전 쯤에 이거 관련해서 아주 회의적인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덧글

  • 을파소 2010/03/26 00:20 #

    안중근 의사 유해와 거북선 잔해 중 어느 쪽을 찾는 게 빠를까요?
  • 진성당거사 2010/03/26 00:24 #

    그나마 거북선 잔해는 웬만해서는 누가 건드리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다만 한국 같이 수온이 높고 해류 속도가 빠른 곳에서 뭔가 나온다면 기껏해야 식별할 수 없는 파편이나 동못 정도가 아닐는지요. 그런데 그러고보니 93년에 별황자총ㅌ.....이 발견되지 않았지 않습니까...(믿으면 외계인)
  • 消爪耗牙 2010/03/26 00:28 #

    못찾을 걸 알면서 찾으러다니는거란 거 알잖슴 (...)

    개인적으로는 독립운동사료발굴과 독립운동사연구에 더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건 지원해도 자기포장에는 별 도움이 안될테니.
  • 진성당거사 2010/03/26 00:33 #

    안중근 말고도 중국을 비롯한 온갖 타국에서 죽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부지기수인데, 안중근 유해만 발굴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건 정말 역사의 형평성 문제이기도 한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 消爪耗牙 2010/03/26 00:41 #

    뭐 윤선자 선생님께서도 까셨듯 저런 류의 이벤트와 단체설립은 '똑같은 걸 돌림노래로 한번씩 하고 그 뒤의 사후관리는 나몰라라' 하는 유형이지만, 그 뒤의 사후관리는 어차피 언론에 안나오니까 충분히 남는 장사겠지요.

    이 나라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은 언론 (...) 그 다음이 사학계 (...)
    국캐들만 해도 꽤 싱싱한 듯 (...)
  • 들꽃향기 2010/03/26 07:22 #

    윤선자 선생님께서 정말 제대로 된 지적을 해주셨군요 ㄷㄷ
  • 消爪耗牙 2010/03/26 11:11 #

    노파심에 부연하자면, 위의 표현은 윤선생님 표현의 직접 인용이 아니라 본인이 그분 논고 읽고서 떠오른 표현.
  • 행인1 2010/03/26 21:35 #

    이걸보고 있으니 전 2008년에 그 난리를 쳤던(광복절도 없애버리자고 했던가...) 건국 오타쿠들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문이 들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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