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잉여짓으로 비롯한 넘쳐나는 시간을 어떻게든 때우려 갖은 애를 쓰다가, 이번에는 독립기념관의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공원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전에도 보고 느꼈지만, 이 공원 입구의 안내문이 참.........;;



(사진은 네이버의 어느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두번째 문단의 내용을 보시지요.
"전시의 기본적인 개념은 철거 부재를 역사 교육의 자료로서 활용, 전시하되 홀대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첨탑을 지하 5미터의 깊이에 매장하는 방식으로 조성하였고, 독립기념관 주 건물의 서쪽 (석양을 상징)에 위치시킴으로써 일제 식민지 시기의 진정한 극복과 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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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조선총독부 건물의 부재만 조금 골라서 쳐박아놓는다고 해서 일제 식민지 시기의 역사가 그렇게 금방 청산될까요? 게다가, 아무리 따져도 결국 유물은 유물인 이 부재들을 '홀대'한다는 것도 애초에 유물을 보존하는 박물관의 입장에서는 성립하지 않는 논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뭐,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독립기념관은 관내 유물들도 툭하면 잃어버리는 형편없는 보존행정의 선구자였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저는 저 총독부 부재 공원에서 가히 밴덜리즘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짓들이 행해지는 것을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조차 침을 뱉고, 돌멩이를 첨탑의 유리 구조물에 던져서 깨뜨렸고 (얼마전 가보니 이제는 그 유리구조물이 거의 남지 않았더군요). 고딩들은 먹다남은 쓰레기를 첨탑 안에 던져버리고 돌조각에다 오줌을 싸는가 하면, 나이 드신 아저씨들은 어린 것들이 했던 모든 짓거리를 몇 배로 크게 하더군요. 어떤 의미에서 이런 모습이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증오 주간'에 대한 묘사를 연상시켜서 기분이 오싹해졌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차라리 저럴 바에는 저 부재들을 어디 건축 폐자재로 갖다 버리는 것이 속 시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치스럽든 어떻든, 역사와 그 흔적을 가지고 새로운 증오를 양산하는 꼴은 절대 보고 싶지 않거든요.
덧글
이 한마디로서 정의 가능 함. ㅇㅇ
사실 총독부 건물 부재는 위에 썼지만 그냥 화끈하게 폐기처분 시켜버리든, 아니면 독립기념관 수장고 같은데에 잘 보존하든 하는 것이 백번 나을 듯 합니다. 저런 엉터리 소리나 늘어놓으면서 '홀대'하지 말구요. 참고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총독부 청사 중앙홀 벽화는 지금 관리허술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입니다.
저는 이런것보다도 '일제에 의해 왜곡된' 것을 바로잡겠다면서 벌여놓는 괴악한 문화재 수리복원이 요즘에 들끓어서, 심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