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진' 관련 보도에 대한 (남은건 악밖에 없는) 短想.... by 진성당거사

오늘 인터넷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리진' 관련 보도,
아래는 그 문제의 '반박문' 링크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639



이것 보십시오. 당신네들 한국사傳은 지금껏 방송을 탄 거의 모든 방송에서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와 왜곡, 그리고 허위사실유포를 저질렀는데 말인뎁쇼. 그게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물론 나로서는 그 방송에 대해서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인지 점잖게 글쓰기가 이토록 힘든 적이 없구만. 그 예전에 언젠가, 나한테 다짜고짜 자료 요구하는 메일을 보내는것도 모자라 내 지인들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연락을 취해놓고 미안하다는 말도 안하고. 그래서 이하 펼쳐질 내용들이 퍽 격해질수 있겠지만, 그냥 넋두리 삼아 생각해주시길 바라나이다.

물론, 주진오 교수께서도 한두가지 지엽적인 오류를 범한 게 눈에 띄는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KBS 당신네가 앞뒤 안가리고 함부로 깔 만한 내용은 아니지.

내 기억이 맞다면, 일단 당신들은 문제의 그 방영분에서, 1891년에 콜랭 드 플랑시 같은 일개 외교관이, 당시 러시아 짜르도 사려고 3년을 기다린 최고의 사치품 축에 들었던 축음기를 틀어주는 장면도 보여줬지. 그것도 무려 1897년께에나 상용화된 디스크 레코드를 쓰는 축음기를 틀어주는 장면까지 보여줬지. (김탁환/신경숙도 각자의 소설에 이와 똑같은 장면을 넣었더군!)

당시 외교관이나 서양 선교사들의 기록이 그렇게 정확하다고? 당대에 간행된 한국 관련 서적들, 가령 셔우드 홀이 쓴 회고록이나, 아서 노블이 쓴 '실제 일어났던 이야기'인, "Ewa, A Tale of Korea" 같은 책만 읽어봐도 허구성을 짙게 읽어낼 수 있을텐데.

1890년대의 극동 파견 외교관들이 무슨 현대의 외교관처럼 초엘리트에 학벌, 인맥, 재산 탄탄한 인간들이었는줄 아나? 

콜랭 드 플랑시가 1882년에 결혼을 했었다는 증거를 좀 대보라고. 1882년이면 그나마도 리진과는 상관도 없는 때 아닌가? 조선 여자랑 결혼하는게 터부시되었다면, 파견국 여자랑 결혼한 19세기의 수많은 유럽 외교관의 케이스는 어떻게 설명할거고? 

궁중 무희라고 꺼내온 사진들은 전부 다 일본인 사진관에서 연출한 사진들이고,
광산채굴권도 달라는 판국에 장악원 여자 하나 달라는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하는 걸 보니 정말 어이 상실일세.

구한국외교문서 원문이라고 제시해놓은거 보니 방점도 잘못 끊어 읽었고.

10개월 사이에 분명히 조선에 들어왔을 거라고 하는데, 플랑시와 프랑뎅이 오고가고 할 때 무슨 항공노선이라도 이용했는줄 아는가? 게다가 프랑뎅은 1891년까지 분명히 중국에서 머물었지 조선엔 공식 부임되기 전까지 안 들어 왔는데 말이지. 당대의 다른 국가 외교관들도 사정은 다 비슷했고.

게다가, 이 글 필자가 쓴대로라면 뮈텔 주교는 1897년에 플랑시가 비밀 회담을 했다고 기록했다네? 본국으로 돌아간 지 5년여가 지난 판국에 무슨 얼어죽을 회담,

기고하신 글 자체도 비문투성이에 오자 투성이고.

난 모르겠다. 이만 잠이나 자야지. 이래봤자 남은건 악밖에 없는 일개 휴학생의 넋두리일 뿐인걸. ㅠㅠ

(이럴 일이야 없겠지만 혹시....) 소송방지바람.

덧글

  • MK-10 2010/11/03 06:10 #

    크헉... 원문을 읽어보니,

    "... 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연회가 있었다. 프랑뎅은 1892년 9월 15일 궁궐외교단의 연회에서 연설했다는 기록이 있다. 연회청간(宴會請簡)이라는 기록을 보면 1891년 무렵 외교관을 초대하는 연회는 거의 매월 열렸다. 이런 연회에 장악원 기생이 동원 될 수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뮈텔주교의 일기를 보면 동학군이 전주를 점령한 시점에도 궁중에서는 기생연회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왕이 전라도의 사건들로 인하여 노심초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궐에서는 기생(Ki-saing)들의 춤과 노래로 매일 밤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다.” -뮈텔일기 1984.6.4 "

    신부가 일기에 적은 '소문'보다도 신뢰도가 떨어지는 궁중문서군요... ㅡㅡ;;
  • hyjoon 2010/11/03 10:19 #

    현실이 요지경인 이상 악과 깡으로 갈 필요가....(야)
  • 들꽃향기 2010/11/16 05:11 #

    끄응...개인적으로 꼴랭 드 플랑시는 모리스 쿠랑과 연관되어 개인적으로 흥미있게 보고 있는 인물인데, 리진문제로 이렇게 논란이 될 줄은 몰랐군요. ㄷㄷ
  • 진성당거사 2010/11/16 14:48 #

    사실 논란이 되고 말고 할 것도 없어보이는데 말입니다.
  • 2010/11/16 16:0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암호 2010/12/04 20:08 #

    뭐, 검증이야 하늘로 날린 감정 호소형 작가들인데, 뭘 바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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