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축음기-3) Maria Callas - 'Qui la Voce sua Soave' from 'I Puritani' (1949) by 진성당거사

20세기 전반 가장 유명했던 성악가로 엔리코 카루소를 꼽을 수 있다면, 20세기 후반 가장 유명했던 성악가로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물론 온갖 답들이 나오겠습니다만, 아무래도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연 마리아 칼라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리아 칼라스 (Maria Callas, 1923. 12. 2 ~ 1977. 9. 16.)


칼라스의 인생이나 그녀의 커리어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차고 넘치고, 그녀의 목소리를 담은 CD 앨범들은 아직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니 이 글에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올리는 이 레코드는 1949년 11월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체트라 (Cetra) 레코드에서 취입된 칼라스의 첫 레코드입니다. 아직 27살에 지나지 않았던 칼라스의 젊고 청아한 목소리를 절절히 느끼게 하는 녹음이 아닐까 합니다.

원체 CD와 DVD가 많이 나와있는 가수다보니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칼라스도 따지고 보면 78회전 SP음반 시대를 경험한 가수인 셈입니다. 물론 칼라스가 취입을 했던 무렵은 근 50여년 전 엔리코 카루소가 처음 취입을 했을 때와는 기술적으로나 음질면으로나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진보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아직 릴 테이프를 사용한 '현대적인' 녹음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몇몇 부분에서 다소 기술적인 미흡한 부분은 있습니다. 7분이 넘어가는 길이의 곡이다보니 SP음반의 수록 시간에 맞추어 곡을 반반으로 나눠 녹음한 것은 여전합니다.

체트라 레코드 사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다소 소규모의 음반회사였습니다. 비록 회사의 규모는 작았지만 일찍부터 받아들인 최신 레코딩 장비를 사용했고, 중견급 이상의 실력있는 음악가들을 대거 기용했기에, 오늘날에는 나름 컬렉터들 사이에서 SP시대의 말기를 멋지게 장식한 마이너 레이블 가운데 하나로 나름 그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칼라스의 이 레코드는 체트라에서 녹음된 다른 14곡 18면의 SP음반 가운데 유일하게 영국의 팔로폰 (Parlophone-Odeon) 레이블에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 발매되었는데, 그래서 다른 체트라 SP음반들과는 달리 아직도 제법 흔히 구할 수 있는 편입니다.

참고로, 이 녹음들을 비롯한 체트라 레코드 녹음들은 전곡 모두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CD로 정식 발매되었고, 국내에도 수입되어 있습니다만, 이 앨범은 디스코그라피 정보를 거의 싸그리 무시하다시피 하고 있어서, 트랙의 순서나, 앨범의 구성 면이나, 해설서 면 모두 엉망입니다. 음질 면에서도 원반과 비교할 때 다소 어둡고 메마르게 들립니다.


영국 팔로폰 (Parlophone) 사의 라이센스 프레싱. 
(Matrix # 2-71298/71299-FC)


(음원 삭제했습니다.)


* 참고로, 이 음반 복각에는 SP용 카트리지가 아닌 LP용 카트리지를 사용했습니다. SP용 카트리지를 쓰기에는 음반의 음구가 너무나 미세해서, 레코드가 마모된 부분이나 음이 크게 녹음된 부분에서 음이 심하게 열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잡음이 약간 늘어난 대신 음의 파열이 좀 적은 방향으로 가닥을 잡기로 했습니다.

덧글

  • tloen 2011/03/27 18:17 #

    cetra가 사실 LP 초기까지만 해도 그 위명을 잃지 않았는데, 80년대부터 싸구려 복각전문처럼 되어 버리는 바람에 초기 녹음들까지 다 평가절하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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