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익근무 소집해제가 드디어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5월 13일에 끝나지요. 자고로 옛 말에(?), 국방부 시계는 안 돌아가는 거라 했지만, 행정안전부 시계도 안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어쨌든 시간이 가긴 갔습니다. 소집해제가 되고 나면 그 동안의 소회를 좀 여남은 넋두리로 몇 줄만 써 볼까 합니다. (어쨌든 복무 중에는 쓸 수 없는 얘기였으니까요) 공익근무 하면서, 현역에 비해 몸은 덜 힘들었을지 몰라도, 근무 시간 중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진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조만간 한두마디 쓰겠지만, 개인적인 트러블도 좀 있었구요. 그래도 이제 그 스트레스니 안 좋은 기억들이니, 다 훌훌 날려버리고 싶습니다.
2.
성인전문 영어학원에 보조강사 자리를 구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저녁 시간대에 출강하고 있지요. 시급 만오천원 받는 일이라 그래도 당분간 주머니 사정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공부도 같이 하고, 또 지난 2년 새 할 일이 적었던 영어 대화도 이왕에 많이 해볼까 합니다. 어차피 복학을 내년에 하게 될 것 같으니 적어도 올해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3.
지지난주 목요일부터 드디어 살을 빼려고, 헬스 다니고 식이요법 하는 중입니다. 그 동안 열심히 했더니 9킬로 정도 빠졌네요. 몸이 확실히 가벼워졌습니다. 이 속도로 세 달 동안 꾸준히 빠지기만 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한데, 뭐랄까, 뇌로 영양소가 기존처럼 공급되지 않는 모양인지, 요 며칠새에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평생 처음 기억력 감퇴현상이랄까 하는게 몇 번이고 있었습니다. 몸이 빨리 적응해서 이런 현상이 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4.
본래 오늘은 간만에 좀 제대로 된 포스팅을 하나 해 보려 했습니다. 이전부터 계속 얘기해왔던, 남대문 복원에 대한 조금 더 강도가 쎈 (건설적인) 비판 글인데, 생각보다 글쓰는 진도가 더디어지는데다 다른 사정들이 계속 생기는 통에 아무래도 오늘 안에 다 쓰기는 좀 힘들 것 같네요. 그래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5.
엊그제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무더기로 빌려왔습니다, 특히 신착도서 칸에 꽃혀있던 故 이근직 선생의 "신라왕릉연구"도 잽싸게 집어가지고 왔습니다. 이전부터 경주 지역에 산재한 전칭 신라왕릉들 고증 문제에 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을 쭉 읽어보니 이 문제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주 심각하더군요. 그래서 이근직 선생의 합리적인 고증과 비정이 훨씬 더 값지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 분이 사고로 너무 일찍 유명을 달리하신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엊그제 야스페르츠 님의 포스팅에서도 봤던 식의 우스꽝스러운 현창사업의 결과물들이 경주 시내의 신라고분들 사이에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모양입니다. 이 책에서 계속 소개되는 어처구니 없는 조선 후기~근대의 현창사업 사례들 중 가장 최악의 개그는 지금 경주시 보문동 423번지에 있는, 이른바 설총 묘 (경상북도 기념물 제 130호) 의 비정입니다. 이 무덤은 조선시대도 아니고 1961년에 이 고분 근처에 살고 있던 설아무개 씨의 꿈에 설총이 나타나서 계시를 해 주어 '찾아낸' 것이라 하더군요. 물론 고고학적 조사니 그런거 하나 없이 말입니다.
6.
좌우지간, 이제부터는 포스팅을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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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 전역하고나서 반폐인화 되어가고 있는데 하아... 저처럼 되지는 않겠군요
그것도 보통 꿈이 아니라 계시라니요....
5. 그거 충공깽이군요.(...)